시민의 삶을 어루만지는 선거를 바란다

칼럼/수필|2026. 3. 12. 08:01

선거철이 다가오면 거리에는 수많은 약속들이 걸린다. 도시를 발전시키겠다는 말도 있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많은 약속 속에서 한 가지를 먼저 찾게 된다. 시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약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화려한 계획보다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치의 시작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도시의 중심에는 높고 화려한 빌딩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유리벽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는 건물들을 보면 발전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건물들 뒤편에는 오래된 골목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낡은 주택들이 서로 기대어 서 있는 골목길은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곳에는 조용히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집의 지붕에는 비닐이 덮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된 지붕이 비를 막지 못해 임시로 씌운 비닐일 것이다. 바람이 불면 그 비닐은 바스락거리며 흔들린다.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비가 오는 날이면 마음이 먼저 무거워질 것이다. 비가 지붕을 넘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밤을 보내기 때문이다.

 

또 어떤 골목에는 낡은 연립주택이 있다. 오래된 벽 사이로 비가 스며드는 집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곳에서 사는 어르신들은 집을 떠나기도 어렵고 새로 고치기도 쉽지 않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집도 낡고 몸도 함께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 공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은 우리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무게를 지니고 있다.

 

나는 가끔 그런 골목을 지나가면서 촬영하면서 생각한다. 정치가 정말 시민을 위한 것이라면 이런 곳을 먼저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화려한 건물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낡은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돌보는 일이 더 시급할지도 모른다.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고 안전한 집을 마련해 주는 일은 삶의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사회복지의 시작일 것이다.

 

사회복지를 생각하는 후보자는 사람의 얼굴을 먼저 떠올릴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통계 숫자나 예산표만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을 이해하는 정치 말이다. 골목을 걸으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런 마음이 있어야 정책도 따뜻해질 수 있다. 정치가 인간의 삶과 멀어지면 아무리 좋은 계획도 의미를 잃는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많은 어르신들이 낡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80세와 90세의 세월을 지나온 분들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다. 허리가 구부러진 채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세월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진다. 그분들은 더 이상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나기도 쉽지 않다. 평생을 살아온 공간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삶을 바라볼 줄 아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잘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듣는 정치가 아니라 어려운 이웃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 말이다. 화려한 행사장보다 낡은 골목을 먼저 찾는 지도자 말이다. 그곳에서 시민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진정한 공약이 만들어질 것이다. 정책은 책상 위가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단순히 권력을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로의 삶을 돌보는 공동체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는 사회를 선택할 것인지 묻는 시간이다. 그래서 선거는 늘 시민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그 거울 속에 따뜻한 사회의 모습이 담기기를 바란다.

 

나는 이번 선거가 시민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낡은 주택에서 비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후보자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어르신들의 하루를 생각하며 정책을 고민하는 후보자가 나오기를 바란다. 시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약이 정치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선거가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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