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읽고 습득하니 날로 새로워진다.

칼럼/수필|2026. 3. 8. 13:35

많이 읽고 습득하니 날로 새로워진다.

팔순(八旬)의 고개에서 다시금 대학 강의실 책상 앞에 앉아 돋보기를 고쳐 쓸 때마다, 제 가슴속에는 세 가지의 큰 별이 이정표(里程標)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학이시습(學而時習), 그리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입니다. 이 고귀(高貴)한 가르침들은 제가 눈이 아픈 고통(苦痛) 속에서도 왜 펜을 놓지 못하는지, 그리고 우리 청년 학우들과 함께 걷는 이 길이 왜 이토록 가슴 벅찬지를 설명해 주는 삶의 철학(哲學)이기도 합니다.

 

먼저, 배움의 깊이를 더해주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의 정신을 되새겨 봅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나타난다는 이 말은, 지식(知識)이란 단순히 한 번 훑어보는 것으로는 결코 내 것이 되지 않음을 가르쳐 줍니다. 교수님의 빠른 강의와 낯선 전공 서적들 앞에서 가끔은 저 역시 막막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해(理解)되지 않는 문장(文章)을 메모하고, 집에 돌아와 흐릿한 눈을 비비며 다시 그 내용을 곱씹는 과정 속에서 어느 순간 무릎을 치게 되는 깨달음의 찰나가 찾아옵니다. 반복(反復)은 단순히 지루한 과정이 아니라, 진실(眞實)을 향해 통로(通路)를 닦는 가장 성실(誠實)한 자세(姿勢)입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얻은 깨달음은 학이시습(學而時習)의 기쁨으로 이어집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힌다는 공자(孔子)의 말씀은, 배움 그 자체보다 그것을 내 삶에 녹여내는 익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강의실에서 배운 지식이 머릿속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죽은 지식에 불과합니다. 저는 마을 활동가(活動家)이자 영화감독(映畵監督)으로서, 수업 시간에 배운 소통(疏通)의 기술과 언어의 원리(原理)를 현장에서 실천(實踐)해 봅니다. 타인의 마음을 여는 열쇠를 얻기 위해 배운 것을 되새기며 실생활(實生活)에 적용(適用)해 보는 그 시간이야말로, 노년(老年)의 삶에 가장 향기로운 생명력(生命力)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배움과 실천의 끝에는 결국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경지(境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날로 새롭고 또 날로 새로워진다는 이 말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드는 원동력(原動力)입니다. 82세의 나이에 대학 신입생(新入生)이 된 것은 과거의 영광(榮光)에 안주하지 않고, 매일 아침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용기(勇氣) 있는 선택(選擇)이었습니다. 질문(質問)하는 용기를 통해 경청(傾聽)을 완성하고, 메모하는 습관(習慣)을 통해 성실(誠實)을 증명(證明)하는 매 순간, 저는 제 영혼(靈魂)이 조금씩 더 맑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학우 여러분, 우리가 강의실에서 마주하는 지식의 통로(通路)는 때로 좁고 험난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서백편의자현의 인내(忍耐)로 길을 닦고, 학이시습의 즐거움으로 그 길을 걸으며, 일신우일신의 각오(覺悟)로 매일을 맞이한다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에서 진정한 돌파구(突破口)를 찾게 될 것입니다. 비록 눈은 침침해지고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배움이라는 통행(通行)의 기술을 익히는 한 우리 인생의 봄날은 영원히 지속(持續)될 것입니다. 저 역시 여러분의 곁에서 이 세 마디의 가르침을 등불 삼아 멈추지 않고 전진(前進)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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