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그것은 나와는 먼 세상의 이야기 같았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젊은 사람들만 사용하는 어려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나 회사에서 문서를 만들고, 계산을 하고, 발표를 하는 사람들이 쓰는 특별한 기술쯤으로 여겼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름만 들어도 괜히 겁부터 났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그러나 사람의 배움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워 보이던 것도 눈으로 자꾸 보고, 귀로 계속 듣고, 손으로 조금씩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하나둘씩 자리 잡기 시작한다. 마치 처음 한글을 배우던 어린 시절처럼 말이다. 자음과 모음도 처음에는 복잡해 보였지만 반복해서 읽고 쓰다 보니 결국 글을 읽고 편지를 쓰게 되었듯이, 엑셀과 파워포인트도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는 함수 이름들은 처음에는 외국어처럼 들렸다. COUNT, COUNTA, DAVERAGE, DMAX 같은 말들이 귀에 들어와도 금세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반복해서 듣고 또 따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 이것은 숫자를 세는 것이구나”, “이것은 평균을 구하는 것이구나” 하고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머리가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었다.
특히 엑셀은 참 어렵다. 셀과 행과 열만 봐도 처음에는 어지러웠다.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 몰라서 몇 번이고 실수했다. 수식을 잘못 입력하면 이상한 숫자가 나오고, 저장하지 않으면 힘들게 만든 자료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마음도 들었다. “나는 역시 늦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따라갔다. 빠르게 앞서 가기보다는 뒤에서라도 한 걸음씩 따라가 보자는 마음이었다. 이해가 안 되면 다시 듣고, 또 적어 보고, 다시 읽어 보았다. 젊은 학생들처럼 금방 외우지는 못해도, 한 번 배운 것을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졌다. 그렇게 천천히 따라가다 보니 어느 날은 교수님 설명이 귀에 들어오고, 또 어느 날은 직접 함수를 입력해 계산이 되는 기쁨도 맛보게 되었다.
“아, 내가 해냈구나.”
그 순간의 기쁨은 참 컸다. 단순히 컴퓨터 기능 하나를 익힌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겨냈다는 뿌듯함이 마음속 깊이 밀려왔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배움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낸 것 같았다.
파워포인트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화면에 글씨를 넣고 그림을 배치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슬라이드를 만들다 보니 마치 내 생각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작은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쓰고, 사진을 넣고, 색을 바꾸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발표 자료가 완성되어 갔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린아이처럼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것은 배움의 기쁨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이제 늦었다”, “내가 뭘 하겠는가” 하고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배움에는 늦은 나이가 없었다. 천천히 가더라도 결국은 앞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엑셀의 작은 칸 하나를 채우는 일도, 파워포인트 한 장을 만드는 일도 이제는 단순한 컴퓨터 작업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내 삶의 새로운 도전이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며, 또 새로운 세상으로 걸어가는 작은 발걸음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여전히 어렵다. 함수 이름도 헷갈리고,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할지 몰라 당황할 때도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라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배움은 내 것이 된다.
오늘도 나는 엑셀 창을 열고 조심스럽게 셀 하나를 눌러본다. 그리고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제목 하나를 입력해본다. 비록 서툴지만 그 안에는 배움의 기쁨과 희망이 담겨 있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정말 그렇다. 눈으로 익히고, 귀로 듣고, 머리로 담아내며 하나씩 알아가는 이 시간이 참으로 기쁘다. 비록 늦고 더디더라도, 오늘도 나는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 배움 속에서 다시 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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